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고양이 알러지가 심한 내가 여섯 마리와 사는 이유 – 그리고 아이가 생긴다면?

by lovecat5 2025. 6. 9.
반응형

🐾 고양이 알러지가 심한 내가 여섯 마리와 사는 이유 – 그리고 아이가 생긴다면?

한 번도 고양이를 키울 줄 몰랐던 내가 이제는 여섯 마리와 함께 산다.

그리고 이 말은 누군가에겐 놀라움이겠지만, 나는 고양이 알러지가 아주 심하다. 아토피도 있다.

병원에서는 진작에 "파양하는 게 낫다"고 했고, 그 말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나는 선택한 어른이다

고양이는 말 그대로 '내가 선택해서 데려온 생명'이다.
처음 그 아이를 안아 들던 순간, 나는 책임질 준비를 한 거라고 믿었다.
그 이후로 나는 매일 약을 먹는다. 재채기, 가려움, 눈 붓는 날도 많다.
그럼에도 고양이들과 함께하는 이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그게 내 선택이니까. 그리고 나는 어른이니까.

그런데 가끔, 혼란스러워진다

SNS를 보다 보면 자주 마주치는 글이 있다.

“결혼 전부터 키우던 고양이인데, 아이가 알러지가 심해서… 파양합니다.”

그 글을 읽을 때면 가슴이 꽉 막히고 화가 난다.
생명을 가족이라 불렀던 사람들이,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고 기존의 가족을 내보낸다.

그러면서 귀여운 고양이 영상을 공유하고, 고양이는 사랑스럽다 말한다.
그걸 볼 때면… 위선 같고, 너무 가증스럽고, 솔직히 역겹다.(격한 표현 불편 하다면 죄송합니다..ㅜ)

아이는 다르니까, 어쩔 수 없는 걸까?

나는 약을 먹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아이는? 약을 먹이면서 고양이와 같이 살아가게 해도 되는 걸까?

그 선택이 책임과 사랑의 연장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무리한 집착일까 아직 모르겠다.

그들은 우리를 가족이라 여길 텐데

가끔 너무 슬프다.
우리는 언제든 '생활에 맞지 않으면' 그들을 놓아버린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우리를 대체할 수 없는 가족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인간은 언제든 그들을 버릴 수 있지만, 고양이는 그러지 않으니까.

그들은 그렇게 놓여진 뒤에도 인간을 좋아하고, 다시 믿고, 또 사랑한다.
그게 더 슬프다.
그러면서 또 어떤 인간들은 말하겠지.
“나는 동물을 너무 사랑해요.”

정말일까? 착각이 아닐까?

나는 아직 정답을 모른다

내가 낳은 아이에게 알러지가 생긴다면, 나는 어떤 결정을 하게 될까?

정답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고양이를 절대 '소비하지 않겠다'는 것.
귀엽다고 쉽게 다가가고, 불편하다고 쉽게 버리는 관계 속에서

나는 내 선택과 책임만은 끝까지 지고 싶다.

✍️ 조용한 결심

이 글을 쓰면서도 걱정된다.

누군가는 내 감정을 비난할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그럴 거면 아이 낳지 마라”는 말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이야기를 누군가는 들어줬으면 좋겠다.

'생명'이 '소비'되지 않는 세상에서,

우리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저, 한 사람의 조용한 고민으로 읽어주기를 바란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