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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도가니', 수면 위로 드러난 숨겨진 진실

by 공감 나무 2023.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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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무진시 특수학교 자애학원
  • 영화의 원작, 공지영 작가 소설 '도가니'
  • 사회 변화를 일으킨 실제 사건

무진시 특수학교 자애학원

주인공 인호는 미술 선생님으로 일하기 위해 무진시에 있는 청각장애 특수학교 자애학원으로 가게 된다. 가던 길에 고라니를 들이박아 차가 찌그러져서 수리를 하기 위해 카센터에 갔는데 술이 덜 깬 서유진 선생이 주차된 인호의 차를 박는다. 그래서 인호는 서유진 선생의 차를 타고 가게 된다. 학교에 도착해 교실에 들어간 인호는 어둡고 말이 없는 학생들에게서 왠지 모를 안 좋은 느낌을 받는다. 그런 와중에 민수라는 한 남학생이 다친 채로 교실로 들어온 걸 보고 박보현 선생에게 무슨 일인지 묻지만 박보현 선생은 도망가려고 해서 벌을 준거라고 한다. 하지만 인호는 이상함을 느낀다. 그러다 두 여학생 연두와 유리로부터 끔찍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교장과 선생들이 학생들을 폭행하고 성폭행까지 저질렀으며 성폭행을 피해 도망치던 민수의 동생이 기차에 치여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호는 서유진 선생에게 연락해서 고발 영상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알리지만 무시를 당하고 시청은 교육청에게 교육청은 시청에게 미루기만 한다. 그러다 언론사 통해 다행히 알리게 되고 재판을 하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사실을 믿어주지 않고 교장 측 변호사는 의사와 경비에게 거짓 증언을 하게 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부모가 지적장애인인 걸 알고 부모를 찾아가 돈을 주고 합의하게 해서 피해자들이 고소하지 못하게 만든다. 피해자 연두만 남은 불리한 상황에서 교장은 쌍둥이 동생을 이용해 빠져나가려고 꼼수를 부리지만 연두의 증언과 확실한 증거 영상을 확보하게 되면서 교장과 선생들을 처벌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러나 검사 측의 배신으로 인해 교장과 선생들은 모두 집행유예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 피해자 민수는 이 사실에 절망하고 자신을 성폭행했던 박보현 선생을 죽이려 하지만 끝내 죽이지 못하고 동생이 죽었던 같은 기찻길에서 열차에 치여 죽게 된다. 이후에 사람들은 시위를 하지만 아무것도 변화지 않고 끝이 난다. 

영화의 원작, 공지영 작가 소설 '도가니'

이 영화는 2009년 출판된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를 영화로 제작한 것으로 실제 일어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처음 구상하게 된 것은 선고 공판이 있었던 날의 법정 풍경을 그린 인턴 기자의 스케치 기사 한 줄 때문이었다고 했다. 광주에 있던 청각장애인 특수학교에서 있었던 성폭행 사건을 알게 되어 집필한 소설이 바로 '도가니'이다. 그리고 피해를 입은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실제 사건을 조사하여 책을 썼지만, 잔혹함을 다 담지 못하고 반 정도 담아 소설을 집필했다고 한다. 영화는 실감 나는 배우들의 연기로 인해 실제 사건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원작 소설은 공지영 작가 특유의 힘 있는 필치와 감수성이 잘 드러나며 마지막 순간까지 손을 뗄 수 없게 한다. 청각장애인들의 편에 서서 거짓과 맞서 싸우는 보통 사람들의 고민과 고군분투를 잘 나타내고 있어 영화와는 다른 감동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우리 사회에 드러나지 않은 애써 외면하려 하는 거짓과 폭력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진실을 똑바로 보게끔 만든다. 영화를 아직 못 본 사람들과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원작 소설을 읽어 볼 것을 권한다. 꽁꽁 숨겨져 있던 불편한 진실이 드러나며 전개되는 이야기를 통해 공지영 작가가 보통 사람들인 우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고스란히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영화에서 참혹한 장면들이 나오는데 소설보다 수위를 낮춰서 영화한 것이라고 한다. 영화에서 느끼지 못했던 부분들을 영화와는 다른 느낌으로 공지영 작가의 문체로 사건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변화를 일으킨 실제 사건

광주에 있던 청각 장애 학생을 위한 사립 특수학교 인화학교에서 2000~2004년까지 교직원들이 청각 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벌어진 성폭행 사건이다. 소설과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사건이 드러나지 않았던 이유는 학교의 모든 관계자가 친척 관계였으며 외부인이 통제되는 기숙학교라 외부인의 출입도 통제되었고 상당수 교사들은 불법 기부금을 내고 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사건이 밝혀질 수 있었던 건 당시 인화학교 선생님이었던 전응섭 선생님의 용기 있는 제보로 2005년에 처음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첫 수사 결과 가해자는 6명, 피해자는 9명으로 밝혀졌었다. 수십 장에 달하는 피해자들의 진술과 증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판결에서 가해자들은 참혹하고 끔찍한 죄질에 비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경미한 처벌을 받았다. 학생을 성폭행한 교장은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같은 동일범 교사는 집행유예 2년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으며 행정실장은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심지어 가해자 일부와 은폐를 도운 사람들은 아예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그렇게 끝날 줄 알았던 사건이 소설과 영화가 나온 후 재수사 요청을 하는 국민들의 서명 운동이 이어졌으며 2011년에 경찰 특별수사팀이 창설되고 불기소되었던 것까지 재수사가 이루어졌다. 재수사를 통해 무혐의였던 행정실장의 성폭력과 폭력이 기소되고 인정되면서 1심에서 12년, 2심에서 징역 8년이 선고되었다. 사건 발생 11년이 지나고 바로 잡힌 처벌이었다. 이 사건 직후 아동, 장애인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률안이 긴급하게 처리되어 2011년 10월 28일에 국회를 통과하고 그 해 11월 17일부터 시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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